어느날 아버지께서 부르셨다.
"동현아~ 컴퓨터 조립좀 해주라~"
명색이 공대생이지만 데스크탑을 맞춰본적은 한번도 없어서 첫 조립에 설레면서도 두려웠다.
그러나 졸업할때까지도 컴퓨터 조립할줄도 모르는 공대생이라고 불리기에는 쪽팔려서 직접 부품도 알아보고 조립하기로 했다.
아버지께서 게임, 영상작업 등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사무용PC 정도로 맞출 생각이였다.
예산은 40~50이라고 하셔서 그에 맞게 견적을 맞춰보았다.
견적
CPU : AMD 라이젠3200G
메인보드 : ASUS EX A320M-GAMING
메모리 : 삼성전자 DDR4-3200(4GB)
SSD : 마이크론 MX500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500W
케이스 : 앱코 N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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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45만원
위와 같이 견적을 낸 이유
CPU : 간단한 웹서핑, 문서작업만 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고성능 CPU를 탑재할 이유가 없다.
항상 인텔CPU만 써왔지만 최근들어 무섭게 치고올라오는 극가성비 AMD의 라이젠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또, 그래픽카드도 장착하지 않기 때문에 내장그래픽을 갖고있는 라이젠3200G 모델로 선택했다.
메인보드 : 사실 사무용 메인보드는 다 거기서 거기이다. 그러나 이왕 사는거 좀 있어보이는 거로 사고싶었다.
그리고 혹시 나중에 부품 업그레이드 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평이 괜찮은 모델로 골랐다.
메모리(램) : 영상작업, 게임등 메모리를 잡아먹는 작업을 하지않기 때문에 적당히 4GB 두개, 총 8GB로 결정.
8GB하나짜리만 장착 할 수 있으나 4GB두개를 장착한 이유는 멀티테스킹 할 때 하나의 메모리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두개의 공간을 나눠서 작업하는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SSD(용량) : 적당한 용량, 빠릿빠릿한 500GB SATA SSD 장착.
그래픽카드(X) : 요즘 그래픽가격이 장난아니다. 그놈의 비트코인채굴 때문에 품귀현상이 일고있다. 3년전 30만원이였던 그래픽카드가 1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있다. 사실 사무용PC에 VGA를 장착할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내가 게임을 할 수 있어서 달고싶었다....예산에 벗어나기때문에 불가능....그래서 내장그래픽CPU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장그래픽 CPU로도 코인채굴하는 사람이 있어서 내장그래픽CPU도 가격이 조금씩 올랐다고 한다........)
택배가 왔다!!
3일동안 구글, 유튜브에서 데스크탑 조립하는법을 얼마나 찾아봤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조립하는법 및 순서도 외웠다.
상자를 개봉해보니 필요한 부품이 전부 무사히 도착했다.
1. 메인보드에 CPU, RAM 결합
CPU의 결합부에 걸쇠를 들어올린 다음 위아래 방향과 크기를 맞추고 매우매우매우 조심하게 결합해야 한다.
CPU와 메인보드의 결합핀이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이다.
CPU결합이 완료되면 CPU위에 써멀구리스를 X자 모양으로 발라준 후 위에 쿨링팬을 결합한다.
(써멀구리스는 CPU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발라준다.)
다음으로 램슬롯에 방향을 맞추어 결합한다.
2. 메인보드와 케이스 결합
3. 메인보드에 SSD 결합
4. 케이스에 파워 장착
5. 메인보드에 USB, 파워 등 케이블 장착
(정신없이 조립하느라 과정 하나하나 사진찍는 것을 까먹었다....)
완성 후 전원연결
가장 떨리는 순간이다.
조립을 완성했는데 전원이 안들어오거나 화면이 안나오면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야하는 대참사가 벌어진다....
다행히 전원은 들어온다.
떨리는 마음으로 화면을 뚫어져라 본다.
30초가량 무반응이였다가 하나둘 글씨가 나오더니 바이오스모드로 진입했다.
OS설치를 안했으니 당연히 바이오스 화면이 나왔다.
여기서 메인보드, CPU, RAM, 메모리에 대한 정보를 전부 확인 할 수 있다.
다행히 모두 인식성공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전부 정상적으로 인식됐으니 윈도우OS만 설치하면 된다.
윈도우까지 설치 완료 후 아버지 방에 성공적으로 설치해드렸다.
이전에 쓰던 PC가 10년 넘어서 부팅하는데만 3분, 인터넷 접속하는데 5분이 걸렸다.
PC교체결과 인터넷 접속하는데 30초도 안걸린 것 같다.
아버지께서 매우 만족하시면서 공임비 2만원을 용돈으로 주셨다ㅋㅋ
덕분에 나도 좋은경험을 한 것 같다.
느낀 점
데스크탑을 직접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조립해 보았다.
처음엔 두려웠지만 언젠간 해보고 싶기도 했고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자신감 갖고 조립했다.
드라이버로 나사조이고 부품끼리 결합하는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케이블 연결하는데 살짝 어려웠다.
수십개의 케이블이 있었고 전부 비슷하게 생겨서 어떻게 연결할지 초반엔 난감했다.
그러나 각각 부품의 설명서와 매뉴얼을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특정 위치의 역할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조립을 이어갔다.
그동안 전자제품을 살때 설명서는 읽지도 않고 버렸었지만 이번엔 설명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읽은 결과 마치 데이터시트를 읽는것 같은 느낌이였다.
데이터시트도 해당 부품이 어떤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동작하는지 자세히 나와있기 때문에 공부할때 상당히 도움이 된다.
또한, 그런 데이터시트, 설명서를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들이 고민을 했을지 생각도 해 보았다.
나도 언젠간 이런 부품을 만들거나 사용자가 이용하기 쉽게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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